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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 Environ. Res > Volume 58(3); 2020 > Article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들의 이중민족사회화: 위계의 교차가 만들어내는 다섯 가지 실천 유형

Abstract

This paper explored the marriage migrant mothers’ experiences of parenting bi-ethnic children in South Korea based on the concepts of ethnic socialization and intersectionality. We analyzed in-depth interviews of 22 marriage migrant women from Vietnam residing in the capital region of South Korea. They had at least one child whose biological father is Korean. Children were 5 years old or older, attending preschool or elementary school. Five types of bi-ethnic socialization strategies were identified, which provide portraits of different situations in which marriage migrant women were placed. The five strategies that emerged from the data were 1) “Natural practice of bi-ethnic socialization” including two heterogeneous groups, “Coexistence of two cultures” and “Mixture of two cultures”, 2) “Active practice of bi-ethnic socialization”, 3) “Struggling practice of bi-ethnic socialization”, 4) “Silence on bi-ethnic socialization”, and 5) “Suppressed bi-ethnic socialization”. The strategies of bi-ethnic socialization that marriage migrant women chose to raise their children reflected personal perceptions of Korean society and individual ethnic identity formed within Korean society. This study complements existing research on ethnic socialization by examining how ethnic socialization practices are shaped by multiple contexts marriage migrant women embedded in Korean society.

서론

이 연구의 목적은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들이 한국사회에서 다문화가족 자녀로 살아가는 이중민족자녀(bi-ethnic children)를 길러내며 겪는 이중민족사회화(bi-ethnic socialization) 경험을 유형화하고, 각 유형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들이 놓인 사회문화적 환경과 가족환경, 개인의 특성을 다차원적으로 이해해보고자 한다.
한 사회에서 민족적 소수자로서 자녀를 기르는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의 민족과 관련된 메시지를 전하게 된다. 자녀에게 소수민족으로서 경험할 수 있는 차별에 대해 가르치고 자녀들이 생활 속에서 소수민족만의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하며 이들의 민족정체성 형성에 관여한다. ‘민족사회화(ethnic socialization)’라는 단어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일컫는 개념이다(Brown et al., 2007). 개인이 한 사회의 규범과 가치를 내재화하는 사회화 과정을 살펴보면 그 사회가 어떤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어떤 가치를 지향하고 있는가를 역으로 알 수 있다. 이와 동일하게, 민족적 소수자들의 민족사회화 과정을 살펴보는 것은 이들이 우리 사회에서 어떤 구조적 위치에 놓여있으며 어떤 가치를 마주하게 되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결혼이주여성은 우리사회에서 가장 주목 받아온 민족적 소수자 집단들 중 하나이며, 실제로 결혼이주여성들의 증가가 한국사회에서 다문화사회에 관한 논의를 이끌어냈다고도 할 수 있다(Koo, 2015; Yang, 2013; Song & Lee, 2012; Kim, 2007). 기존 한국사회 선주민들과의 결혼을 통해 한국사회로 진입하여 사적가족을 이루어 살아가는 결혼이주여성들은 ‘외국인 노동자’로 불리는 일시적 노동이주자들과 달리 한국사회에서 정착형 이주자로 받아들여지는 민족적 소수자라는 특징이 있다. 다문화가족이라고 불리는 결혼이주여성의 가족들은 가족 내에서도 민족이 서로 다르다는 점에서 기존의 국외 민족적 소수자 가족 연구에서 주요 대상이 되었던 가족단위 이주자들과도 구별된다.
이 연구에서 주요하게 다루는 이중민족사회화(bi-ethnic socialization)라는 개념은 부모가 서로 다른 민족 출신인 가족 내에서 민족적으로 소수자인 한쪽 부모의 민족과 문화를 자녀에게 전수하고 주류 사회에서 마주하게 될 차별과 편견에 대비시키는 일련의 과정들을 뜻한다(Lee & Chung, 2019a). 이 개념화는 가족구성원이 모두 단일한 인종 혹은 민족으로 이루어진 소수자 가족이나 이민자 가족을 중심으로 연구되어왔던 인종-민족사회화(racial-ethnic socialization)라는 개념(Hughes et al., 2006)을 이중민족가족에게로 확장하여 적용한 것이다. 이중민족사회화는 두 개의 민족에 동시에 속한 이중민족자녀들이 생래적으로 겪을 수 있는 정체성의 협상과정에 지지원이 되어주고, 궁극적으로는 이중민족가족 내에서 성장해나가는 자녀들의 심리사회적 적응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혀진 바 있다(Chung et al., 2020; Lee et al., 2018; Gonzales-Backen, 2013).
그동안 소수민족의 민족사회화에 관한 국외 연구는 자녀를 생태체계(ecological systems)(Bronfenbrenner, 1989)의 중심에 두고 이들의 민족정체성이 잘 형성될 수 있도록 돕는 생태체계의 여러 요소 중 하나로 부모의 민족사회화를 설정하였다. 반면에 이 연구는 결혼이주여성을 생태체계의 중심에 서 있는 주체로 바라본다. 이는 이중민족가족 내에서 자녀에게 이중민족사회화를 수행하는 주체이자 한 사회에서 민족적 소수자로 살아가는 결혼이주여성 어머니의 경험을 교차성(intersectionality) 관점에서 살펴보는 시도이기도 하다. 결혼이주여성들의 생태체계를 이루고 있는 여러 축들이 이들의 자녀양육과 이중민족사회화를 어떻게 모양 짓는지 살펴보는 작업은 지배체계는 단일한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축으로 매트릭스처럼 교차하여 사람들의 삶에 존재한다는 Crenshaw (1989)의 교차성 이론을 실증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선행연구 및 이론적 배경 검토

1. ‘한국식 다문화주의’와 결혼이주여성의 자녀양육 연구

다문화주의(multiculturalism)는 본래 “차이의 정치”라고 불리는 일종의 정치적 사상으로, 주변화 되고 존중받지 못했던 특정 집단의 존재와 정체성을 재평가하고 대표성을 지녔다고 여겨왔던 주류의 흐름을 바꾸려는 노력을 대변하는 정치철학적인 표현이다(Taylor, 1994). 이러한 다문화주의 철학은 정체성과 문화뿐만 아니라 종교, 언어, 민족, 국적, 인종의 다양성을 모두 아울러 적용된다. 그러나 한국사회의 다문화 담론에서 다문화주의는 동화주의의 그럴듯한 외피처럼 사용되고 있어서 이른바 ‘한국식 다문화주의’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Kim, 2014; Yang, 2013; J. Kim, 2011; Yoon, 2008).
결혼이주여성은 한국사회에서 ‘다문화’라는 단어가 등장하는데 가장 크게 기여한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결혼이주여성과 이들의 가족을 ‘다문화가족’이라고 부르면서 정부는 정책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문화주의’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초국가적 연대와 글로벌화라는 세계적 흐름에 편승을 시도하였다(Koo, 2015; Yang, 2013; Song & Lee, 2012; Kim, 2007). 국내에 체류하는 전체 외국인 중에 결혼이주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사실상 그리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가 다문화사회로의 전환을 이야기 하게 된 데에 결혼이주여성들의 기여가 가장 크다고 보는 것은 이와 같은 배경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한국에서 ‘다문화’라는 단어는 ‘다문화가족’들조차이 단어로 불리는 것을 강하게 거부할 만큼 차별적이고 부정적인 의미가 짙게 배어 있다. 이렇게 다문화담론에 대한 피로감과 반감이 발생하게 된 데에는 용어의 무분별한 오남용과 더불어, 이들에 대한 정부의 퍼주기식 지원과 시혜적 태도가 기여한 바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Han, 2012). 정부는 결혼이주여성이 한국가족 내에서 재생산과 돌봄의 역할을 담당하기를 기대하면서 개별 결혼이주여성들의 민족적 정체성을 지우고 어머니와 며느리라는 한국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하고자 노력하였다. 동화주의를 골자로 하는 정책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 많은 예산을 편성한 것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J. Kim, 2011). 결혼이주여성들에게 제공되는 여러 사회복지적 서비스들은 이들 가족이 놓인 개별적인 상황의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한국사회로의 적응과 동화에만 초점을 맞추어 이루어졌다(Kim, 2014; J. Kim, 2011). 그리고 이를 통해 이들을 ‘국민의 배우자’나 ‘국민의 양육자’로 포섭하려는 시도가 계속해서 이루어져 왔다(Lee, 2013).
약자로 타자화 된 대상에게는 시혜적인 태도를 보이고 다른 것에 대해서는 배타적인 태도를 취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결혼이주여성들은 실제로 동화주의적 요구를 따르며 생존을 위해 한국인보다 더 한국적인 사람으로 살아가고자 노력하기도 한다(Lee, 2010; Jun et al., 2008). 자녀를 키우고 사회화 할 때에도 가장 우선순위에 두는 것은 자신의 모국문화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사회에서 살아남는 ‘생존’일 때가 많다. 생계를 위해 결혼이주를 택하고 한국사회에 사적가족으로 편입된 이들은 한국 사람보다 더 한국적일 것을 요구받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결혼이주여성들이 자신의 모국을 잊지 않고 모국의 문화와 가치를 유연하게 활용하는 것은 개인의 의지나 능력 때문이라기보다는 사회구조적 제약 때문에 어려울 수밖에 없다. 자신의 민족정체성을 지키며 여러 가지 사회문화적 제약을 극복하고 아이들에게 양국의 문화를 모두 전달하는 양육자로 존재하는 것 또한 결혼이주여성 개인의 부단한 노력에만 절대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로 남게 된다. 즉, 결혼이주여성은 여러 사회구조적 불리와 위계를 딛고 서서 이중민족사회화를 실천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기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을 Lee와 Chung (2019b)은 ‘위계의 교차 위에 놓여있는 이중민족사회화’라는 개념으로 설명하며 결혼이주여성이 한국사회에서 경험하는 자녀양육 경험의 핵심개념으로 보기도 하였다.
결혼이주여성과 다문화가족의 다양한 배경을 고려하지 않고 이들을 단일한 집단으로 다루며 시혜적인 태도를 취하는 정책의 기조는 학문의 영역에서도 유지된다. 결혼이주여성의 자녀양육에 관한 선행연구들은 결혼이주여성들이 자녀양육에서 겪는 어려움을 강조하면서 이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교육프로그램의 활성화나 정책적 지원의 확대를 제안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결혼이주여성들이 처한 어려움을 보여주는 방식에서는 개별 결혼이주여성과 다문화가족 구성원들의 교육수준이나 경제적 상황, 민족적 배경에 대한 설명을 생략한다(Bong & Bae, 2012; Oh & Kim 2012; Kang & Sohn, 2011; S. H. Kim, 2011; Park & Lee, 2011; Ryu, 2011). 이와 같은 접근 방식은 이들을 ‘다문화가족’이라는 동질적인 집단으로 보이도록 만들고 다양한 사회구조적 제약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들의 어려움을 ‘문화’의 문제로 단순하게 치환해 버리는 한계를 갖는다.
한편에서는 결혼이주여성을 시혜의 대상으로 대하고 수동적 존재로 다루는 한국사회의 구조적인 제약 아래에서도 결혼이주여성들이 지켜나가는 주체적인 행위성(agency)에 주목해야 한다는 비판적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J. Kim, 2011; Choi & Choi, 2008). 결혼이주여성의 양육경험에서 드러나는 주체적 행위성에 주목하는 작업은 어머니로서 결혼이주여성의 정체성이 끊임없이 협상되고 만들어져 가는 과정임을 이해하고 이들의 주체적 양육경험을 둘러싼 사회적이고 구조적인 제약을 파악하려는 시도로 이어질 수 있다. Lee (2013)는 한국사회에서 다문화가족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결혼이주여성의 이주경로와 시민권의 특징을 고려할 때, 이들의 주체적 행위성이 모성경험을 통해 가장 우선적으로 실현될 수 있다는 점을 포착하고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이를 살펴본 의미 있는 연구를 수행하기도 하였다.
본 연구는 위와 같은 선행연구의 기여와 한계를 고려하여 결혼이주여성 개인의 인권과 시민권의 측면에서 이들의 주체성을 강조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이중민족사회화라는 개념을 적용하여 결혼이주여성들의 구별된 양육 경험을 이들의 가족과 사회 내에서 살펴볼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결혼이주여성의 이중민족사회화 경험을 유형별로 나누어 각각의 특징을 살펴봄으로써 이들의 이중민족사회화 유형을 구분 짓는 결혼이주여성의 생태체계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이를 통해 결혼이주여성과 이들 가족이 마주하게 되는 한국사회의 사회구조적인 규범과 상황을 다각도로 조명하는 데에 기여하고자 한다.

2. 민족사회화와 민족정체성

결혼이주여성과 한국남성의 혼인으로 이루어진 다문화가족은 국경을 넘어서 형성된 초국가적 가족(transnational family) 이자 두 개의 민족이 결합하여 이루어진 이중민족가족(bi-ethnic family)이다. 그리고 이들은 한민족(韓民族)이자 대한민국의 국적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인(Seol, 2014)이 대다수를 이루는 한국사회 내에서 민족적으로 소수자의 지위에 놓여있는 가족이기도 하다. 개인이나 가족이 한 사회 내에서 민족적 소수자가 되면 이들은 자녀를 기를 때 필연적으로 주류사회의 가족들과는 구별되는 양육 경험을 하게 된다. 민족적 소수자 가족이 사회 내에서 자신들의 민족적 지위나 문화를 고려하여 자녀를 양육해나가는 이러한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양육행위를 민족사회화(ethnic socialization)라고 한다(Huynh & Fuligni, 2008). 따라서 민족사회화 개념은 한국사회에서 민족적 소수자로 살아가는 결혼이주여성의 자녀양육 경험을 이해하는 데에 유용한 이론적 틀이 될 수 있다(Lee & Chung, 2019a).
다민족사회인 미국은 민족사회화 또는 인종-민족사회화(racial-ethnic socialization)에 관한 연구가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곳인데, 미국에서 이루어진 대부분의 민족사회화 연구들은 자녀의 민족정체성과 부모의 민족사회화를 밀접하게 연관 짓는다. 발달심리학적 관점에서 소수민족아동의 민족정체성 형성을 연구할 때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민족사회화를 설정하는 방식이다(Gonzales-Backen, 2013; Rollins & Hunter, 2013; Umana-Taylor et al., 2009). 이러한 연구들은 Bronfenbrenner (1989)의 생태체계이론(ecological systems theory)이나 이를 소수민족 자녀의 심리적 발달에 적용시킨 Garcia Coll 등(1996)의 통합적 문화 생태 모형(integrative cultural ecological model)을 이론적 틀로 삼아 부모의 민족사회화를 아동 개인을 둘러싼 여러 체계 중 하나로 본다. 그리고 민족사회화가 소수민족 아동의 민족정체성과 발달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기존의 선행연구들은 소수민족 자녀들에게 있어서 민족정체성이 이들의 심리적 발달과 적응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었으며, 민족정체성의 안정적인 발달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민족사회화를 조명하는 데에 기여하였다. 민족적 소수자 가족의 가족관계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축이 되는 민족사회화 연구는 자녀의 발달과 적응을 돕는 체계로서만 이들의 가족을 연구하는 데에서 더 나아가 이제 그 영역을 확장해야 할 필요가 있다.
첫째, 민족사회화를 수행하는 부모 개인과 민족사회화가 일어나는 가족환경 및 그 가족을 둘러싼 사회문화적 맥락에 대한 탐색이 이루어져야 한다. 생태체계이론을 이론적 기반으로 삼는 민족정체성과 민족사회화 연구는 민족사회화를 아동의 민족정체성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겹의 체계 중 하나로 본다. 그러나 부모 또한 생태체계이론의 영향을 받는 개인이며, 부모의 민족사회화 역시 가족의 특성과 사회구조적 맥락에 모두 영향을 받는 부모의 양육행동이다(White-Johnson et al., 2010; McHale et al., 2006). 하지만 지금까지 민족사회화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진 국외에서조차 부모의 민족사회화 행동이 어떠한 환경에서 이루어지고 있는지 살펴본 연구는 매우 소수이다(Thomas et al., 2010; White-Johnson et al., 2010). 부모의 교육수준과 소득이 높을수록 민족의 역사적 배경과 자긍심에 대해 가르칠 확률이 높다거나(Caughy et al., 2002), 부모가 직장이나 지역사회에서 차별을 받았을 경우에 자녀에게 차별을 준비시키는 민족사회화를 수행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Thomas et al., 2010; Hughes, 2003) 정도가 자녀에 대한 민족사회화 과정에 부모의 특성과 경험이 반영됨을 보여주는 연구라고 할 수 있다.
자녀에 대한 부모의 민족사회화를 살펴볼 때, 부모의 민족정체성 또한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민족정체성은 사회적 정체성의 일종으로 특정한 민족 집단에 대한 소속감을 의미하며, 이는 민족적 소수자들의 심리사회적 적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왔다(Lee et al., 2018). 그동안 민족정체성은 주로 부모의 민족사회화가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소수민족 자녀의 심리적 발달과 적응의 지표 중 하나로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아동의 민족정체성이 가족과 학교, 지역사회 등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아 형성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부모의 민족정체성 또한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생태체계 속에서 형성된다. 부모가 속한 생태체계가 부모의 민족정체성을 만들어가고, 이렇게 형성된 부모의 민족정체성이 자녀에 대한 이들의 민족사회화 행동을 구성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예상해볼 수 있다. 따라서 부모의 민족정체성과 민족사회화의 행동양식이 이들 가족의 개별적인 상황이나 사회경제적 지위 등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형성된 것이라는 관점에서 행위의 주체인 부모를 중심으로 민족적 소수자의 민족사회화와 민족정체성을 보다 자세히 살펴보는 연구가 필요하다.
둘째, 이중민족가족이라는 새로운 인구집단에 대하여 이들의 민족사회화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 서로 다른 민족 간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이중민족가족(bi-ethnic family)에서 태어난 이중민족자녀를 기르는 것은 서로 같은 민족에 속한 가족들이 자녀를 기르는 것과 구별된 경험일 수밖에 없다. 한국의 ‘다문화가족’과 같은 이중민족가족의 자녀들은 생래적으로 두 개의 거대한 사회적 체계에 동시에 속하게 된다. 그리고 양쪽의 체계로부터 영향을 받으며 두 개의 세계 가운데에서 협상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요구받기도 한다(Kasuga-Jenks, 2012). 이 때, 부모가 소수민족이라 할지라도 두 민족에 모두 속한 자녀들의 이중민족적 경험을 완전히 이해하기는 어렵다(Rollins & Hunter, 2013; Rockquemore et al., 2009). 이러한 이유로 이중민족가족들의 민족사회화 과정은 소수민족가족들의 민족사회화보다 단지 조금 더 복잡한 것뿐이라고 말할 수 없으며, 오히려 질적으로 전혀 다른 역동이 나타나게 된다(Brittian et al., 2013; Padilla, 2006). 학문적 개념상 이중민족가족에 해당하는 한국의 다문화가족은 민족사회화 연구를 이중민족가족에게 확장하여 실증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인구집단 중 하나이며, 신자유주의 경제 질서에 따른 초국가적 이동과 초국적 가족 연구에서 중요한 연구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 사용하는 이중민족사회화 개념은 부모의 민족이 서로 다른 가족 내에서 민족적으로 소수자인 한쪽 부모의 민족과 문화를 자녀에게 전수하고 아이들이 주류 사회에서 마주하게될 차별과 편견에 대비시키는 일련의 과정들을 가리킨다(Lee & Chung, 2019a; Lee & Chung, 2019b). 한 사회 내에서 민족적 주류에 속한 부모의 문화와 배경은 자녀가 그 사회에서 성장하면서 가족 안과 밖에서 보다 자연스럽게 습득할 기회가 훨씬 더 많다. 예를 들어, 한국의 다문화가족 자녀가 한국의 사회와 문화에 대해 배우는 것은 교육체계 내에서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이를 민족사회화라고 보기는 어렵다. 가족 내에서 서로 다른 문화가 존재하고 사회 내에서 민족적 위계가 존재하듯이 가족 내에서도 어떤 민족과 문화가 더 탁월한가에 대한 권력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 바로 이중민족사회화가 민족사회화와 구별되는 지점 중 하나이기도 하다(Doucet et al., 2019). 이 연구가 이중민족사회화를 부모가 각각 자신의 문화를 아이에게 전수하여 양쪽의 문화를 모두 가르치는 것으로 설정하지 않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이중민족사회화 논의에서 민족적 주류에 속한 부모의 기여는 자신의 민족과 문화에 대해 자녀에게 사회화를 시키는 것에 있기보다는 민족적 소수자인 배우자의 문화를 자녀에게 전수하는 데에 얼마나 적극적인가 혹은 이를 얼마나 지지하는가에 있다고 볼 수 있다(Kasuaga-Jenks, 2012).

연구방법

1. 연구참여자

이 연구는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의 경험에 초점을 맞추고 이들의 이중민족사회화 경험을 유형화한다. 이는 출신국과 상관없이 결혼이주여성을 동일한 집단으로 다룬 선행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Lee & Chung, 2019b). 2005년 부터 한국으로의 결혼이주가 급격히 증가한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들은 자녀들이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며, 한국계 중국인까지 그 수에 포함되어 있는 중국 국적의 결혼이주여성을 제외하면 결혼이민비자로 국내에 체류하는 여성 중 그 수가 가장 많다(Statistics Korea, 2019).
연구를 위해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 22명의 심층면접 자료를 분석하였다. 이들은 면접 당시에 초등학생 자녀나 5세 이상 유아를 1명 이상 양육하고 있었으며 해당 자녀는 한국인 남성과의 관계에서 출생한 자녀였다. 연구참여자의 이주경로나 현재의 결혼지위에는 제한을 두지 않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베트남 이주여성 커뮤니티에 한국어와 베트남어로 연구 참여 안내문을 올려 연구 참여자를 모집하였다. 자료의 수집은 2017년 2-3월, 2017년 12월에서 2018년 2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이루어졌다. 의도적 표집방법을 사용하여 본국에서의 출신지역과 한국에서의 사회경제적 지위, 자녀의 연령을 다양하게 하였으며, 자료가 포화(saturation) 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하였을 때 자료 수집을 중단하였다. 연구참여자 22명의 사회인구학적 특성은 Table 1에 제시하였다.

2. 자료수집

반구조화 된 개별 심층면접을 통해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 22명의 자녀양육 경험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였다. 반구조화 된 개별 심층면접은 연구자가 선행연구 검토와 사전조사를 통해 미리 준비한 개방형 면접 질문을 기본으로 하여 진행되었다. 면접을 진행하면서 연구참여자가 강조하는 내용에 초점을 맞추어 면접의 내용을 유연하게 조정함으로써 연구참여자가 면접을 함께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하였다(Kvale, 2007). 면접은 Seidman (2006)의 지침을 참조하여 최소 2회로 구성하였다. 첫 번째 면접에서는 결혼이주 전에 베트남에서의 생활과 이주 후 한국에서의 가족생활에 대한 질문을 중심으로 자녀양육에 관한 연구참여자의 맥락을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두 번째 면접에서는 자녀양육과 관련된 구체적인 일화와 이에 관한 가족들의 역동을 중심으로 연구참여자의 구체적인 경험을 파악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또, 그동안의 양육을 돌아보고 앞으로 자녀양육에 관한 연구참여자의 생각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면접은 필요한 만큼 충분히 계속되어야 한다는 원칙(Creswell, 2007)에 따라서 자료가 포화상태에 이를 때까지 충분히 수집하였으며, 연구참여자에게 동의를 얻어 면접 내용을 녹음하였고 평균 녹음시간은 약 180분이었다. 가장 많이 면접한 연구참여자의 면접횟수는 3회, 총 녹음시간은 약 250분이었다. 면접은 기본적으로 한국말로 진행하였으며 연구참여자가 원하는 경우에는 통역과 함께 면접할 수 있도록 하였다. 연구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자녀의 연령이 5세 이상이어야 했기 때문에 모든 연구참여자들은 기본적으로 한국말로 의사소통이 가능했으며, 22명 중 통역을 요청한 연구참여자는 2명이었다. 한국어로 면접한 20명이 모두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지는 않았으나 통역을 동반한 면접이 가능하다는 사전 공지에도 불구하고 통역 없이 면접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하였기 때문에 이를 존중하였다.
면접을 시작하기 전에 연구참여자에게 연구 참여 설명문과 동의서를 가지고 연구의 목적과 구체적인 방법, 개인정보보호, 연구 참여에 대한 보상, 연구 참여 철회에 대해 연구참여자가 완전히 이해할 때까지 설명하였다. 면접은 연구참여자가 동의서에 서명을 한 후에 이루어졌다. 연구참여자에게는 시간당 임금과 교통비를 고려한 사례비를 지급하였고, 면접은 연구참여자가 원하는 장소 중 녹음이 가능한 조용한 곳에서 이루어졌다. 자료수집의 모든 과정은 서울대학교 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승인(SNUIRB No.1701/001-013)을 받았다. 개인정보의 보호를 위하여 본문에 등장하는 이름은 모두 가명을 사용하였으며, 연구참여자의 신분이 드러날 수 있는 정보는 삭제하거나 대체하였음을 밝힌다.

3. 자료 분석

모든 면접은 주저자가 수행하였고 녹음한 면접내용을 직접 치밀하게 전사하여 문서화하였다. 면접자의 비언어적 표현과 면접 상황, 참여관찰을 통해 얻은 정보들은 면접 후 면접일지에 기록하였다. 질적 연구에서 연구자는 분석대상이 되는 많은 양의 텍스트를 귀납적으로 줄여나가면서 가장 핵심적이고 의미 있는 내용을 찾는다(Seidman, 2006). 이를 위해 Glaser & Strauss (1967)의 지침을 토대로 Glaser (1992)가 단독으로 정리한 분석방법과 Charmaz (2006)의 구성주의적 근거이론(constructive grounded theory)이 제시한 코딩체계를 참조하여 문서화된 면접 자료를 분석하였다.
Glaser (1992)는 사람들의 일상과 삶이 사회적으로 이미 조직되어 있기 때문에 근거이론은 사람들의 관점을 통해 이들의 일상 속에서 ‘발견’되고 ‘출현’되는 것이라고 보았으며, 근거이론의 핵심은 핵심범주를 중심으로 현상의 ‘변이’를 설명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 과정을 통해 연구자는 기존의 연구들이 이미 만들어 놓은 개념을 정교화 할 수도 있고, 연구참여자들의 언어를 민감한 개념(sensitizing concepts)으로 삼아 이론화 할 수도 있다(Charmaz, 2006). 이 연구는 결혼이주여성의 자녀양육 경험의 핵심이 이중민족사회화라고 밝힌 Lee와 Chung (2019b)의 선행연구에 근거하여 기존의 민족사회화 개념이 한국 다문화가족의 자녀양육경험에서 어떻게 발견되고 출현되는지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민족적 소수자들의 자녀양육에 매우 중요한 민족사회화 개념을 보다 정교하게 다듬어 학문적으로 이중민족가족에 해당하는 한국의 다문화가족에게로 확장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한 첫 번째 단계로 면접 자료를 반복적으로 읽으며 코딩하고, 지속적인 비교방법(constant comparative method)을 통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내용을 발견하고 패턴을 찾아나가며 민족사회화와 관련된 자료의 핵심을 걸러냈다. 두 번째 단계로 가장 의미 있거나 빈번하게 나타난 초기코드를 범주화하고 각 범주를 포화시키는 작업을 수행하였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한국 다문화가족 내에서 자녀를 양육하는 베트남출신 결혼이주여성들의 이중민족사회화 유형을 가르는 핵심 축이 무엇인지 발견하기 위해서 각 범주들의 연관성을 분석하고 통합하였다. 이중민족사회화 경험을 유형화하고 각 유형의 특징을 설명하는 것이 이 연구의 목적이기 때문에 분석의 모든 과정에서 생성된 개념과 범주들을 연구참여자들 간에 서로 비교하면서 해체하고 재범주화하는 귀추(abduction)의 과정에 초점을 맞추었다.

연구결과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의 이중민족사회화 전략은 다섯 가지 유형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이중민족사회화 전략이 이와 같이 구별되는 것은 결혼이주여성에게 영향을 미치는 지배체계가 결혼이주여성이라는 지위 뿐 아니라 이주민, 베트남 사람, 며느리, 아내, 일하는 엄마 등 여러 축으로 교차하여 이들의 삶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지배체계가 서로 교차하는 자리에 놓인 결혼이주여성들은 다시 개인마다 학력, 본국가족의 사회경제적 지위, 한국가족의 사회경제적 지위, 결혼이주여성의 본국에 대한 가족들의 존중 등에 있어서도 상이한 지점에 위치하였다. 이는 이중민족사회화의 실천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조건이 되기도 하며, 베트남에서 온 엄마로서 이들의 정체성에 영향을 주어 결혼이주여성들의 이중민족사회화 실천이 다르게 나타나도록 만들기도 하였다. 즉, 결혼이주여성들의 이중민족사회화 경험은 자신을 둘러싼 체계의 영향으로 인해 더욱 다면적이고 다층적인 모습을 띄고 있었다.
자녀에 대한 결혼이주여성들의 이중민족사회화 전략은 크게는 이중민족사회화를 실천하는 경우와 이중민족사회화에 대해 침묵하는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실천의 동기나 침묵의 원인은 이중민족사회화를 실천할 수 있는 조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으며, 이는 다시 개인이 놓인 위계의 교차지점이 어디인지를 알 수 있게 해주었다. 본 연구에 참여한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들의 양육경험은 1) 이중민족사회화의 자연스러운 실천, 2) 이중민족사회화의 적극적 실천, 3) 이중민족사회화의 투쟁적 실천, 4) 이중민족사회화에 대한 침묵, 5) 억눌린 이중민족사회화라는 5가지 유형으로 나뉘었으며, 각각의 유형은 위계가 교차 하는 양육조건과 구사하는 이중민족사회화의 실천전략에서 차이를 보였다. 각 유형의 특징을 보다 자세하게 기술하여 여러 위계가 교차하는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들의 복잡한 이중민족사회화 전략에 대한 이해를 제공하고자 한다.

1. 이중민족사회화의 자연스러운 실천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중민족사회화의 자연스러운 실천’을 이루는 연구참여자들은 일상 속에서 베트남 문화가 자연스럽게 존재하고 있었는데, 이 유형에는 다소 이질적인 두 가지 집단이 함께 포함되어 있었다. 하나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가정 내에서 베트남과 한국의 문화적 위계 없이 베트남 엄마로서 존중받으며 아이를 기르는 ‘이중문화의 공존’에 해당하였으며, 다른 하나는 한국사회에서 자녀를 양육하는 데 필요한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한국과 베트남을 구분하지 않고 어느 쪽이든 가용한 자원을 모두 동원하여 아이를 기르는 ‘이중문화의 혼재’에 해당하였다.

1) 이중문화의 공존

‘이중민족사회화의 자연스러운 실천’ 유형 중 첫 번째는 가정 내에서 한국 문화와 베트남 문화가 서로 공존하는 경우였다. ‘이중문화의 공존’ 유형에 속하는 연구참여자들은 오랜 기간의 연애를 거쳐 결혼을 통해 한국으로 이주를 했고 인터뷰 당시에도 한국으로 귀화하는 대신 베트남 국적을 자의로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있었고 지지적 양육 조건 속에서 베트남 엄마로서 가족들에게 존중받으며 아이를 기르고 있었다. 이들은 양국 가족의 풍부한 지지와 자원을 바탕으로 한국 방식으로든 베트남 방식으로든 자신이 원하는 방향대로 아이를 기를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 유형에 속하는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들은 아이들의 교육 문제에 관한 내러티브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었고 한국 엄마들의 교육방식에도 관심이 많은 반면에 베트남어로 된 동화책도 소장하고 있었다.
참여자1: 베트남 책도 저도 읽어줬어요. (…)그 때에서 계속에 맨날에 저녁에 베트남 책 읽어줬어요. [그런데 아이가] 한국 책 안 읽어서 저 무서워서 그래서 치웠어. 안 읽어줬어요 한국 책 읽어줬어요. 베트남 책이 좀 색깔이 많아서 그 좀 한국 책이랑 달라요. 그래서 베트남 [책]만 읽어. (…) 베트남 책이 좀 그래. 웃겨요. 한국 책하고 내용이 달라요. 그래서 윤하가 그거 좋아서 계속 이거. (…) 베트남 읽어주면 아마 베트남 말 알아요. 근데 한국 책 안 읽어요. 그래서 저 이제 베트남 책을 먼저 여기에 [높은 곳에] 놓고 “나중에 읽어줄게.” 저도 베트남 책 많이 샀어요. 이만큼 베트남 책 많이 샀어요. 전체[적으로는] 그냥 한국 책이 많아요. (…) [한국엄마들처럼 책 읽어주는 프로그램도] 저도 샀어요. (…) 아이패드 같은 거 그거 책 움직여요, 재밌어요. 저 샀어요. 왜냐면 걱정해서. 아, 엄마 외국 사람이니까 목소리로 읽으면 좀 아마 좀 한국 사람들만 못해요. 발음 때문에 그래서 저 그거 샀어요. (…) 뭐가 프로그램 있어요. 영어도 있어, 책 읽는 영어로 한국어로 하고 게임하고 뭐가 또 있어요. 대교, 뭐가 대교 뭐가 한국 엄마들이도 그거 많이 사요. 남편이 찾아서 그거 알려줬어요. (…) 어, 우리 옆집 언니 그거 (…) 책하고 뭐가 프로그램하고 뭐가 지금 한국 사람들 그것도 많이 사용해요.
동시에 이들은 스스로 베트남에서 온 엄마라는 정체성을 뚜렷하게 드러냈고 남편과 아이들도 이를 존중해주었다. 예를 들어 참여자10은 일 년에 몇 달씩 부유한 베트남 친정에 가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었으며 친정식구들도 한국에 자주 방문하였다. 친정 부모님이 한국에 자주 오시는 참여자2는 베트남에 대해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베트남에 일정기간 머물면서 문화와 언어를 직접 익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기도 하였다. 참여자1, 참여자11, 참여자16은 친정식구들이 한국에 살고 있었는데, 남편과 아이들이 친정식구들과도 자주 교류하고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베트남과 한국의 문화가 이들 가족의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공존할 수 있게 된 것으로 보인다.
참여자10: 베트남 말 잘 하고 싶으면 베트남 자주 가야 돼요. 그 진작 뭐지 지난 달 제가 베트남 가 한 달 동안 베트남 말 많이 배웠어요. 한 달만. 제가 어우 시간 있으면 육 개월 아니면 사 개월 있으면 진짜 잘 될 거예요. 그 한 달만 가 [있어도] 많이 배웠어요. 노래도 배웠어요. 아기니까 너무 빨라서. (…) 너무 빨라요. 거기서 크니까 애기 베트남 너무 좋아해. 거기 가면 저 오빠 삼촌 하고 만나서 그렇게 잘 지내니까 너무 좋아해. (…) [친정오빠가 애들한테 베트남어] 가르쳐줘요. 같이 막 같이 얘기해요. (…) 거기 오래 살 수 있으면 진짜 애기 배울 수 있어 너무 빨라요. 빨리 배워. 그냥 베트남 노래 금방 배울 수 있어요. 좋으면 한두 번 들으면 배울 수 있어요. (…) 거기 삼촌 있으니까 애기 말하고 싶어. 여기 와서 안 해요. 애기 삼촌 너무 좋아해요. 아빠보다 삼촌 더 좋아해. [한국에는] 엄마 두 번 왔어요. 오빠가 다섯 번 왔어요. (…) 오빠가 회사 좋은 사람 [좋은 회사 다녀서] 그냥 출입국 아 뭐지 영사관에서 그 [비자] 해줘요. (…) [오빠는 한국에] 시간 있으면 와요 시간 있으면 와요.
‘이중문화의 공존’ 유형에 속하는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들은 아이들에게 베트남에 관해 일부러 가르치려 애쓰지 않았으며, 자신이 원할 때면 언제든 아이들을 데리고 베트남에 방문할 수 있었고 가족의 식탁에 베트남 음식과 한국음식이 함께 오르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생활방식을 영위하고 있었다.

2) 이중문화의 혼재

이중민족사회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는 두 번째 유형의 연구참여자들은 가정 내에서 한국 문화와 베트남 문화가 서로 혼재하는 경우였다. ‘이중문화의 혼재’ 유형에 속하는 연구참여자들은 한국사회에서 자녀를 양육하는데 필요한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베트남의 것을 활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 유형에 해당하는 연구참여자들은 모두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으면서 일하는 엄마로서의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기도 했다. 참여자9의 경우는 한국에서 활용할 수 있는 돌봄 자원이 매우 부족하고 경제적 빈곤이 극심했기 때문에 아이를 베트남 친정에 몇 년 동안 맡겨두었고, 참여자8은 남편이 연락을 끊어버린 탓에 혼자 베트남에서 아이를 낳아 몇 년간 길렀었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참여자8이나 참여자9의 아이들은 베트남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베트남 음식과 문화에 익숙했다. 참여자13의 경우는 의도적으로 아이들에게 베트남어를 가르친 것은 아니었으나 본인이 한국말을 배우지 못하여 아이들과 베트남어로 대화를 했고 아이들도 베트남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게 되었다.
참여자13: 네. 애기 때부터 낳았을 때[부터 계속 베트남어로 했어요]. [내가 한국말] 몰라서도 있고, 그거 자기[제가] 나중에 또 한국에 살고 있는데 자기[제가] 통역을 못하잖아. 그거 애들 좀 듣고 나중에 자기[제가] 아무거나 일이 있어서 그냥 애들은 말하고 하는데 다른 사람도 어떻게 통역해줘요. (나중에 자녀들이 자신의 베트남어를 다른 사람에게 한국말로 통역해 줄 거라는 말) (…)
연구자: 그러면 OO씨가 한국 오고 한 삼 년쯤 후에야 한국어 교실 다녔다고 했잖아요. 그 전까지는 계속 그냥 애들한테 베트남말로 얘기했어요?
참여자13: 네. 지금도. (…) [남편도] 그거 괜찮대 했어. 왜냐면(남편에게 말할 때 아이들에게 베트남어로 말하면 아이들이 남편에게 한국어로 통역해준다는 내용) 그냥 네 편리해요. [아이들 어렸을 때 한국말] 조금만 알아요. 그냥 다 엄마 베트남 말. (…) 한국말을 몰라서 [아이들한테 한국말로] 그렇게 말을 못해요. (…) 그냥 요즘은 그 다 섞어서 이야기 해.
이 유형에 속하는 연구참여자들은 가정의 경제사정이 좋지 않아 경제활동을 쉴 수 없었고, 긴 노동시간 탓에 자녀와 상호작용할 시간이 적은 편이었다. 남편도 양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때 그 때 편한 방식으로 아이들을 기르고 있었다. 이들 가정에는 베트남 문화와 한국문화, 베트남어와 한국어가 혼재하고 있었으며, 상호 간에 교류가 일어난다고 보기보다는 서로 관여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편이 더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이중문화의 혼재’ 유형에 속하는 연구참여자들은 베트남 엄마로서의 확고한 정체성을 가지고 아이들에게 베트남 문화를 적극적으로 전달한다기보다는 어느 쪽이든 가용한 자원들을 동원하여 아이를 양육하고 있었다.

2. 이중민족사회화의 적극적 실천

아이들에게 의식적이고 의지적으로 민족사회화를 시도하며 베트남 출신 엄마로서 할 수 있는, 또는 해야 한다고 믿는 양육을 실천하는 연구참여자들도 있었다. 이들은 베트남 방문과 외가식구들과의 만남을 통해 민족사회화를 자연스럽게 실천하는 동시에 삶 속에서 아이들을 베트남어나 베트남 문화에 자연스럽게 노출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으며, 의식적으로 베트남과 관련된 메시지를 자녀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노력 또한 두드러졌다. 베트남 엄마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인식하고 이중민족사회화를 실천하는 이들 유형은 ‘이중민족사회화의 적극적 실천’ 유형이라고 명명할 수 있다.
이 유형에 속한 결혼이주여성들은 가정 내의 문화적 권력관계에서 베트남이 한국보다 우위에 있거나 동등하다고 볼 수는 없었으나 그래도 비교적 지지적인 양육조건 속에서 아이를 기르고 있었다. 이들은 지지적 양육 환경 속에서 이중민족자녀의 양육에 관하여 여러 방면으로 조언을 구하고 공부도 하면서 이중민족사회화가 중요하다는 나름의 결론을 내리고 양육의 방향을 정하였다. 참여자18은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시댁식구들의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다양한 강의를 스스로 찾아다니며 전문가에게 의견을 묻기도 하면서 아이에게 좋은 양육 방식이 무엇인지를 모색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베트남 엄마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확고히 하였고 아이가 엄마의 나라를 잘 알고 인정할 수 있도록 양육하기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참여자18: [예전에 대학교에서 만났던] 그 선생님 원래 XX나라 사람이에요. XX나라 사람인데 한국에 정말 오래 살았어요. 이십 몇 년인가 이십 년인가 그 정도 살았는데 근데 한국 국적을 받지 않아요. 계속 XX국적. 그래서 그 선생님 그렇게는 숨기면 안 된다고 애들한테 가르쳐줘야 돼. [어떤 상황이 일어날 수 있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아이들한테] 그렇게 자신감 [있게] 그 말해줘야 된다고. (…) 그 전에는 옛날에 [아이가 베트남] 막 정말 거부 많이 했어요. 제가 얘기한 거예요. 아 이제 지원이 컸으니 커서 베트남어는 엄마랑 같이 좀 이야기 하자고. 나중에 지원이 거기 가서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랑 같이 대화할 수 있게끔. 그렇게 말했어요. 그러니까 이제 좀 받아 들인가 봐요. (…) 아 그렇게는 자기가 그 완전히 베트남 받아들이지 않는 거도 아니잖아요 안 되잖아요. 왜냐면 그거 자기니까. 핏줄은 양쪽에 다 있는데 여기 그 쪽에 [베트남 쪽을] 안 받아들이면 그럼 너는 니가 외가 쪽에 어떻게 하냐고. 너는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도 인정해야 되는데. 인정해야 되잖아요? 그러니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 거는 안 되지.
교육수준이 높고 본국에서의 직업 지위 또한 높았던 참여자4는 처음에는 시댁식구와 남편의 지지를 얻지 못하였으나 한국생활에 완벽히 적응하려는 노력을 통해 양육자로서의 자리를 확보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초기의 어려움 가운데서도 아이에게 좋은 양육방식이 무엇인지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고 강의를 들으며 공부하였고, 가족들에게 양육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은 다음에는 아이에게 베트남어나 베트남 문화에 대해 가르치고 차별상황에 대비시키는 등의 이중민족사회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
참여자4: 이제 다문화가정에서 애기 단어 검사 해봤는데 또래 친구보다 그 표준이 높아요. 그 때 그 한국 언어가 걱정이 안 해도 되겠다. 베트남어 공부해야겠다 그 때부터 [생각했어요]. 왜냐면 또 한국어를 먼저 이해하고 다음에 본인이 다른 외국어 능력이 생겨요. 한국어는 이해할 수 없으면 외국어는 아무리 배워도 의미가 이해할 수 없어요. 지금은 본인이 그 애기가 생각이 나서 ‘엄마 밥솥이 베트남어로 뭐예요?’ 그 한국어 먼저 정확하게 알면 또 다른 외국어 배우기 쉬운 것 같아요.
연구자: 처음에 그런 생각을 어떻게 하게 됐어요?
참여자4: 처음에는? 찾아봤어요. 물론 어렸을 때 가르쳐주면 좋겠지만 애기한테 힘든 것 같아요. 이중단어 같이 사용하면 그 아이가 뭐 하 뭐야……. 헷갈릴까봐! (…) 처음에 인터넷에서 애기 어떻게 이중단어는 어떻게 할 수 있는지 그 다 검색해봤어요. [인터넷에서 찾아본] 그, 그 교수님 말씀이 조금 맞는 것 같아요. (…) [그래서 아이가 한국어 수준이 높다는 결과가 나온] 그 다음에 엄마[나라 베트남] 단어는 공부해야겠다고 지금 계속 시키고 있어요. 뭐 아침마다 삼십분씩 뭐 테블릿 피씨에서 뭐 켜서 애기한테 그거 따라서 공부해요. 저 옆에 앉아고 가르쳐주고 계속 따라하고 있어요.
참여자12는 남편이 베트남 문화를 적극적으로 긍정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집에서 베트남 음식을 먹고 베트남어로 이야기하는 것을 막지는 않았으며 베트남 처가를 자주 방문하는 정도의 지지를 보여주었다. 이런 상황에서 참여자12는 이주민 관련 단체의 활동에 자주 참여하면서 베트남 물건이나 책을 하나둘씩 장만해두고 아이들에게 베트남 문화에 관한 동영상도 보여주는 등 음식이나 언어를 넘어서서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민족사회화를 시도하고 있었다. 참여자14와 참여자20의 경우는 전문통역사로 일하면서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으로 장점을 강조하고 자랑스러운 엄마의 위치에서 아이들을 양육하고 있었다.
참여자14: [엄마가 베트남 사람인 거 애는] 어렸을 때 알았지. [애가 물어보기 전에] 난 어렸을 때 그냥 얘기한 거지. 근데 원기도 베트남 어렸을 때, 아주 애기 때부터는 갔다 오니까 알고 있는 거지 자연스럽게. (…) 어렸을 때 [애가] 많이 물어봤지. “왜, 왜 엄마 베트남 사람이야?”, “나는 베트남 사람이야 한국 사람이야?” 이렇게 (웃음). (…) [내 대답은] “너도 베트남 사람이면 맞아 엄마 사람 베트남 사람이니까 너도 베트남 사람이고 아빠는 한국 사람이니까 너도 한국 사람이야.” (…) 뭐 다 양쪽에 다 좋은 점이 있잖아 좋은 점만 배우면 되는 거고. 뭐 다 베트남 사람이라서 뭐 다 나쁜 거 아니잖아 반대로 반대로도 똑같고. (…) 근데 원기도 학교 가서는 “나는 베트남 사람도 돼” 그래. (…) 그렇게 생각하겠지. 그렇게 키웠으니까. 친구들한테도 (…) 원기[가] 얘기해주는 거야, “우리 엄마는 베트남 사람이야.”
이 유형에 속하는 연구참여자들 중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 자녀를 기르고 있는 결혼이주여성들은 아이들의 차별 문제나 정체성에 대한 질문과 대답 등에 생각해보게 된 구체적인 경험이 있었으며, 아이들에게도 이중민족정체성과 관련하여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다.

3. 이중민족사회화의 투쟁적 실천

‘이중민족사회화의 투쟁적 실천’ 유형에 속하는 연구참여자들에게 이중민족사회화는 애써서 노력하고 힘들게 얻어내야 하는 쟁취의 대상이었다. 베트남에 대한 한국가족들의 평가가 부정적이고 가정 내에서 자녀에게 이중민족사회화를 실천하는 데에 제약이 있는 참여자6과 참여자5는 ‘베트남 엄마’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아이를 양육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었다. 가족들이 베트남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베트남의 문화를 열등한 것으로 여기며 ‘베트남 엄마’로서 이들의 양육을 인정해주지 않을수록 이들은 ‘베트남 엄마’의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참여자들은 자녀를 잘 키워냄으로써 한국사회가 요구하는 엄마의 능력이 자신들에게도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베트남어를 할 수 있는 자랑스러운 엄마로서 자리매김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었다. 참여자6이나 참여자5는 사회적 활동을 통해 얻은 베트남어 ‘선생님’의 지위를 가정으로 끌어들여 인정받으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참여자6: [남편의 무능으로 힘들 때] 본인 밖에 나가고 배우고 이것저것 여러 가지 변하고. 그 다음에는 애는 왜 첫 번째는 본인이 스스로 배우는 거 사회도 배우고. 두 번째, 애는 어떻게 교육 배우는 거 있잖아요. (…) 내가 애는 다문화 이해교육 통해서 부모교육이나 뭐 동화구연 동화책 그 놀이 여러 가지, 책놀이. 본인 스스로 배워 뭐 자격증도 따고 이거 애들 어떻게 얘기하고 그 다음에는 공부 통해서 제가는 뭐 심리 교육 어떻게 어떻게 다 배웠잖아요. (…) 근데 이거 [강사활동] 하다가 내가 수업이 교육 많이 받았는 거예요. 지식하고 개론 이거 막 들어오는 거예요. (…) 우리 애는 그거 [차별] 제가 걱정하지 않아요. 왜? 내가 적극적[이니까]. 애는 [엄마가] 나와서 활동 어떻게 어떻게 하고 [다 알아요]. 항상 아이한테 저 또 자랑스러운. “우리 엄마는 선생님이야. 우리 엄마는 베트남 사람이야. 우리 뭐 베트남에 가면 뭐 우리 베트남 갔어요 비행기 탔어요”.
한편, 참여자19는 ‘이중민족사회화의 적극적 실천’ 유형과 ‘이중민족사회화의 투쟁적 실천’ 유형에 모두 속하는 경계적 특성을 보였다. 참여자19의 남편은 아내가 자녀들에게 이중민족사회화를 수행하는 것에 크게 반대하지 않고 지지하는 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여자19는 베트남과 한국 양국을 모두 비난하면서 아이들을 키우는 데에 매우 깊이 몰두하고 있었는데, 참여자19의 이와 같은 이중민족사회화는 자연스러운 양육의 한부분이라기보다는 애쓰고 힘주어 노력하는 쟁취의 과정처럼 나타났다. 참여자 19는 베트남에서 좋은 대학을 나와 성공할 수 있었던 자신이 한국으로 결혼 이주하여 사회적 지위가 하락한 것에 대한 보상심리로 ‘성공한 베트남 엄마’가 되려는 의지를 더 강하게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참여자19: [시어머니가] “애들 앞에서 베트남 말 하지 마”. 뭐 그냥 말하지 말라고 뭐 느린다고 그런 말 했거든. (…) 남편도 (…) 처음에서 그 소리 뭐 아기한테 느리다고 “베트남어 말하지 마”. 저는 제 엄마 저는 베트남 사람이라서 아기한테 베트남 사람 아 베트남어 가르쳐줘야 돼요. (…) 남편은 그 다음에 아무것도 말 안했어요. 어쨌든 남편 그런 생각해요, 누구처럼 다 그래요, 뭐, 걱정해. 나중에 어린이집 갈 때 학교 갈 때 느릴까 느릴까 봐 그런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는, “아니? 내 아기 알아서 가르쳐. 이렇게 키워.” 그래. 저 아기 키우는, 다 저는 생각하면서 키워요. 뭐가 필요하고 뭐가 안 필요해 이렇게 생각하면 이야기해요. 공부는 지금까지 제가 다 가르쳐요 학습 책도. 누구 어 어떤 사람은 막 학원에 부탁해요, 맡겨요. 선생님 와서 가르쳐 돈 내요. 왜냐면 엄마 발음. 남편, 어떤 남편 또 그래요. “엄마 정확 발음 정확하지 않고 엄마 한국말 잘 못해서 아기한테 못 가르치잖아요.” 그럼 저는 (…) 애한테 [더] 가르쳐줘요. 그 다음에 책도 읽어주고 도서관도 데려가 주고 친구 또래 만들고 놀으는 거 그리고 선생님 어린이집 선생님 어떻게 시키는지 집에서 다 연습하고 그 다음에 학교. 지금은 어떤 사람들 다 아기 학원 보내요. (…) 저는 [제가] 많이 가르쳐줘요. [애들 교재도] 제가 사고 그냥 돈 제 월급 통장에 나가요. 계약 했어요. (…) 이제 저는 그냥 지금 큰 애한테 막 베트남어 빨리 가르쳐주고 싶어요. 베트남 학원도 다녀. 큰 애 작년부터 제가 신청하게 됐어요.
‘이중민족사회화의 투쟁적 실천’ 유형에 속하는 연구참여자들은 모두 교육수준이 높은 편이었는데, 이중민족사회화의 적극적 실천‘ 유형에 속하는 여성들과는 달리 한국사회에서 자신의 사회적 지위에 강한 불만을 갖고 있었고 끊임없이 지위의 상승을 시도하고 있었다. 이들에게 자녀양육은 한국사회에서 자신이 반드시 성공적으로 이뤄내야 할 과제였으며, 가족들과 한국사회에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였다. 이중민족사회화의 투쟁적 실천을 하고 있는 연구참여자들은 다문화가정과 결혼이주여성들에게 제공하는 다양한 교육을 받는 데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한국사회의 다문화 담론에 많이 노출되어 있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들의 적극적인 태도나 의지가 무색할 만큼 사회에서 뿐만 아니라 가정 내에서도 베트남에서 온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전형적인 편견과 차별은 강했고, 이러한 현실의 벽이 이들을 계속해서 좌절하게 하고 있었다.

4. 이중민족사회화에 대한 침묵

한국 엄마처럼 아이들을 기르며 자신이 한국 엄마와 다르지 않음을 강조하는 연구참여자들은 ‘이중민족사회화에 대한 침묵’ 유형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은 가족들이 현재 이중민족사회화를 막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웠으나 스스로가 이중민족사회화 실천에 대한 의지나 욕망을 강하게 드러내지도 않았고 베트남에 대한 애정을 크게 표현하지도 않았다. 이 유형에 속하는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들과 그 가족들은 철저하게 한국의 생활방식을 따르고 있었으며 베트남 음식을 만들어 먹지도 않았다. 이들은 베트남에서의 생활에 비해 한국에서의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은 편이기도 했다. 참여자3은 친정엄마가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와서 같이 살면서 아이들이 베트남어에 노출되기 시작한 경우였다. 그렇지만 친정엄마도 해주지 않은 산후조리를 도와준 고마운 시어머니가 가르치지 말라고 했던 베트남어를 아이들에게 일부러 가르칠 생각은 없다고 이야기하였다.
참여자3: [산후조리 해 준 시어머니가] 그래도 고마운 거죠. 그 친정엄마 옆에 없으니까. 그 해주면 고마운 거죠. 그거 안 해주면 혼자서 얼마나 힘든데. 혼자는 못했잖아요. 아이들 낳고. (…) 임신 한 팔 개월 그 때는 거기 시댁에 내려가고 한 애기 백일까지 여기 [시댁에] 살고 그 때 올라온 거죠. 한 사오 개월 가는 거죠. (…) 둘째는 여기서 낳고 바로 [시댁에] 내려가는 거예요. (…) 우리 엄마는 그 못 도와줘요. (…) 저가 도와주라고 데리러 와서 조리 좀 해주라고 했는데 안 하겠대요. 지금 저가 아이들 다 키우고 저가 혼자 다 키우고 지금 다 컸는데 그 때 와 있는 거예요 우리엄마가! 여기 와 있는 거예요. 하여튼 아이들 못 봐줘요. (…) 아이들 못 키워 우리 엄마는 못해요. 저 임신 때는 그거 힘든데 데리러 와야 하는데 좀 봐주라고 했는데도 안 해. 안 온, 안 온대요. 안 온다고 그러는 거예요. (…) 그 첫째는 베트남 말 좀 가르쳐 주려고 했는데 시어머니가 안 된다고 그러는 거예요. (…) [당연히] 어른들은 그렇게 잘 싫어하잖아요. 그 막 이렇게 이야기 자기 못 알아들으면 싫어하니까.
참여자15의 경우는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베트남어 뿐 아니라 한글도 안 가르친다고 이야기했지만, 경제적으로 부유한 시댁식구와 매우 자주 상호작용하고 생활을 상당부분 공유하면서 한국 방식으로 아이를 기르고 있었다. 참여자22 역시 경제적으로도 여유롭고 남편의 양육도움도 큰 편이었다. 하지만 아이의 교육비를 마련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하여 늦게까지 일하기 때문에 아이와 상호작용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 지금 참여자22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방과 후 학원 스케줄을 짜주는 것이었으며, 아이가 한국보다 경제적으로 더 못 사는 베트남의 문화나 언어를 굳이 배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참여자22: [베트남어] 조금은 가르쳐요. 가르쳐주지만 자기 한국에 살아 하니까 한국말 제일 중요하지. 그 베트남 그냥 나중에 갈 때 필요할 때 인사하는 정도 알았으면 되는데. (…) [베트남에 가서 살] 생각이 없어요. 왜냐면 애가 한국 사람이니까. 모두 다 한국 사람이니까. 베트남 가면 뭐 하세요? 예를 들어서 나중에 베트남 가면 진짜 뭐하세요? (…) 어 저 한국사람 생각하면 좋겠죠 왜냐면 한국 문화하고 한국 경제, 경제하고 베트남에 완전 틀리잖아요. 베트남 아직 가난해 (…) 한국은 조금 많이 발전 했잖아요. 그래 생각해야죠. 어, 어디 나라 발전하면 그 나라에 따라 가면 더 좋아죠. (…) 제가 생각은 어디 나라 예를 들어서 지금 한국 안 발전했잖아요? 베트남 한국보다 베트남 더 발전했잖아요? [만약 그렇다면] 그래 반반 생각하고 되는데. 왜냐면 지금 완전 틀리잖아요 한국하고 베트남하고. 한국 많이 발전했잖아요. 베트남 아직도 멀었잖아요 발전하는 나라하고 생각하면 좋겠다고.
연구자: 음, 본인은? 한국 사람으로 살고 싶어요 본인도?
참여자22: 네 발전하는 나라 생각하고 싶어요. (…)
연구자: 그냥 이 집 식구는 한국 식구인걸로?
참여자22: 그거죠! 왜냐면 제가 미래 생각하지. 그거는 옛날에 생각이 아예 안 해. 미래 생각이 그래 좋겠다고.
한편, 참여자21은 지금은 ‘이중민족사회화에 대한 침묵’ 유형에 속해있으나 앞으로도 계속 이와 같은 태도를 유지할 지에 대해 의문이 드는 경우였다. 참여자21은 지금은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면서 남편이 벌어오는 많은 돈으로 아이들 공부를 가르치는 데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그러나 10년 넘게 한국 엄마로 살며 아이를 한국 아이로 키워내려고 애쓰면 애쓸수록 아무리 노력해도 한국 엄마처럼 아이를 기를 수는 없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기도 했다. 그래서 참여자21은 이 유형의 주변부에서 위치하고 있으며 이중민족사회화에 대한 침묵을 깨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5. 억눌린 이중민족사회화

매우 극심한 빈곤과 가정폭력에 처해 있어서 엄마 역할을 하는 것도 버거운 이들이 속한 ‘억눌린 이중민족사회화’가 이중민족사회화의 마지막 유형이다. 빈곤과 남편 및 시댁식구의 폭력에 처해 있는 참여자7과 가정폭력으로부터는 탈출했으나 이혼 후에 더 심한 빈곤의 상태에 놓인 참여자17은 생존의 위기 앞에서 이중민족사회화나 베트남 엄마로서의 정체성 등을 생각할 겨를조차 없었다. 참여자7은 남편과 시댁식구들의 학대와 폭력으로부터 아이들과 자신을 지키지 못했고, 엄마로서의 역할을 고민하기 보다는 시댁식구들이 무시하는 ‘베트남 사람’인 자신을 아이들이 떠날까봐 두려워하고 있었다.
참여자7: 그냥 제가 물어. 제가 맨날 항상 말할 때, “진성아 엄마 베트남 사람이 한국사람 만났어요. 엄마 많이 걱정 많아요. 엄마가 한국말 잘해 괜찮은데 엄마 한국 한글 잘 못 해고 그냥 한국말 잘 못 잘못해요. 고모랑 같이 살고 할머니 삼촌 이렇게 많이 가족이 엄마 너무 많이 무서워요. 나중에 진성이 엄마가 진성이 학교 갈 때 엄마 베트남 사람이 너 엄마 좋아요 싫어요? 진성이 말해 봐. 엄마 싫어요 좋아요? 엄마 외국 사람이야 엄마 한국사람 아니에요.” (…) 많이 무서워요 나중에 애들 클 때 엄마 사랑해 안 사랑해 제가 많이 무서워요. 고모 같이 사는데 이 집이. 저는 많이 무서워. 그 시동생도 옆에 있고 시누도 있으고. 많이 무서워요. [이혼하고 아이 뺏긴] 아는 동생이 [당한 이야기] 들어주고 제가 보고할 때 많이 무서워요. (…) [어린이집에서 엄마가 베트남 사람이고 아빠는 할아버지라고 친구들이 놀려서] 애기 속상해. 진성이가, “내가 싫어! 학교 안 가!”
연구자: 음, 그러면은 집에 와서 진성이가 울었을 때 뭐라 그랬어요 진성이한테?
참여자7: (통역) 아 그 때 진성이한테 이야기 했는데 엄마가 베트남 [사람인 거] 알았는데 그 마음이 엄마 사랑해요 싫어요 물어봤어요.
‘억눌린 이중민족사회화’ 유형에 속한 또 다른 연구참여자인 참여자17은 결혼생활 당시에 지속되는 생활고와 남편의 폭력으로 부터 아이를 지키느라 다른 데에 눈을 돌릴 겨를이 없었다. 이혼을 한 다음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아이와 둘이 살고 있었는데 아이가 친구랑 싸우는 것처럼 매일같이 엄마인 자신과 싸우고 말을 듣지도 않는다며 아이를 키우는 것이 점점 버겁다고 하소연하였다. 그리고 앞으로도 아이를 잘 훈육하지는 못할 것 같다고 이야기하기도 하였다. 친구들이 베트남 사람이라고 놀린다며 아이가 와서 속상함을 토로해도 참여자17은 별 것 아닌 일로 치부하고 아이의 잘못으로 돌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가정이나 사회 내에서의 지위가 모두 주변화 되어 있는 이들은 엄마로서 자녀에게 기본적인 양육이라도 제대로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는 ‘억눌린 이중민족사회화’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논의

이 연구는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들의 양육경험을 민족사회화라는 개념을 적용하여 살펴보고, 이들의 경험을 유형화하여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들이 놓여있는 서로 다른 상황들을 조명함으로써 이들의 양육경험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제공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민족사회화 논의에서 아동의 생태체계로만 존재하던 어머니를 생태체계의 중심으로 불러들여 민족사회화의 주체인 어머니로서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의 생태체계를 교차성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또한 서로 다른 민족이 한 가족 내에서 공존하는 이중민족가족인 한국의 다문화가족에게로 민족사회화 연구의 영역을 확장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 22명을 심층 면접한 자료를 분석하여 다섯 가지 이중민족사회화 전략을 발견하였다. 연구결과를 토대로 본 연구의 주요발견을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의 이중민족사회화 유형 중 하나인 ‘이중민족사회화의 자연스러운 실천’ 유형은 흥미롭게도 상이한 두 개의 하위 유형을 포함하고 있었다. ‘이중문화의 공존’과 ‘이중문화의 혼재’라는 이 두 하위 유형은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베트남과 한국 양국의 음식을 먹고 두 나라의 언어를 함께 사용하며 자녀가 베트남의 외가식구들과 교류하는 등의 일이 일상적으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상황 그 자체는 같았다. 그러나 드러나는 현상은 같을지라도 현상으로 반영되는 이들의 현실과 이중민족사회화의 동기는 서로 달랐다. ‘이중문화의 공존’ 유형은 적어도 가정 내에서는 두 문화 간의 위계가 존재하지 않았으며, 아이를 기를 시간적 여유와 경제적 자원 및 인적 자원이 베트남 친정과 한국의 시댁에 모두 충분하였다. 반면에 ‘이중문화의 혼재’ 유형은 자녀양육에 필요한 자원이 양국에 모두 부족하였고 때에 따라 조금이나마 더 가용한 자원을 끌어다 쓰는 상황이어서 아이들이 혼란을 겪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하였다. 겉으로 드러나는 이중민족사회화의 실천 자체는 같을지라도 이 실천을 둘러싼 환경과 실천의 동기가 다를 때 아이들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도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이중민족사회화의 자연스러운 실천’ 유형을 통해 포착할 수 있다.
‘이중민족사회화의 적극적 실천’ 유형과 ‘이중민족사회화의 투쟁적 실천’ 유형의 차이 또한 흥미롭다. 이 두 유형 모두 결혼이주여성의 교육수준이 상당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한국에서도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시민단체 등에서 결혼이주여성에게 지원하는 다양한 교육에 노출되어 있었다. 이들은 높은 의식수준을 바탕으로 한국사회에서 베트남에서 온 결혼이주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다문화가족’의 일원으로서 살아가며 양국에 절반씩 속한 아이를 기른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고민해본 경험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이 두 유형에 속한 결혼이주여성들이 보이는 의지적인 이중민족사회화의 실천은 이러한 의식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이중민족사회화를 실천하고자 했을 때 마주하게 되는 환경이 서로 달랐고 이것이 이들의 서로 다른 민족사회화 실천 전략을 만들어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중민족사회화의 적극적 실천’ 유형에 속한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들은 아이에게 베트남에 대해 가르치고 민족사회화를 수행하는 것에 대해서 남편이나 시댁식구들에게 어느 정도의 지지를 얻고 있었다. 또, 가정 내에서 아이의 엄마로서 그리고 아내로서의 지위 또한 안정적인 편이었다. 반면에 ‘이중민족사회화의 투쟁적 실천’ 유형에 속한 이들은 본인의 능력에 비해 가정과 사회 내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식이 강했고 가부장적 위계질서에 익숙한 남편이나 시댁식구들과의 관계도 원만하지 않은 편이었다. 의식과 현실의 괴리를 마주하면서 자녀를 성공적으로 길러내는 것이야 말로 자신이 가족 내에서 그리고 한국사회 내에서 실패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기도 했다.
‘이중민족사회화에 대한 침묵’ 유형에 속해있는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들은 아이들을 가능한 다른 한국인 가정의 아이들과 똑같이 길러내고자 하였다. 스스로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으로서 ‘베트남 엄마’라는 정체성을 뚜렷하게 내보이지 않았으며 모국인 베트남이나 친정가족들에 대한 애정을 거의 표현하지 않았다. 오히려 베트남보다는 한국사회를 높이 평가하고 한국에서 이룬 가족에 대한 애착과 시댁식구들에 대한 고마움을 자주 표현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아이 또한 한국 사람으로 기르고 싶어 했다. 그러나 이중민족사회화에 대해 침묵하며 자신도 아이도 한국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믿었던 결혼이주여성들 조차도 아이들이 성장함에 따라 자신과 자녀모두 정체성의 문제를 겪게 되면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보다 깊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들이 현재는 이중민족사회화에 대해 침묵하기로 결정했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떤 것이 자녀에게 더 적응적인 결과를 가져오는가를 고려하여 이중민족사회화를 실천하는 방식이 달라질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억눌린 이중민족사회화’ 유형은 자녀에게 자신의 모국문화를 전달하고 정체성 형성을 돕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생각해볼 겨를조차 없이 당장의 생존이 절박한 일부 결혼이주여성들의 삶을 단면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결혼이주여성들의 어려움을 소개하고 해결책을 모색할 필요성을 제기한 기존의 연구들에서도 다루어진 모습이다(Hwang, 2015; Jeong, 2012; Chang & Park, 2010). 본 연구와 기존 연구에서 나타난 폭력피해 결혼이주여성들은 결혼중개업자에게 속아 불평등한 계약의 형태로 한국으로 이주하여 가정 내에서도 며느리나 아내, 아이의 엄마로 인정받지 못하고 노동력으로 취급받으며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았다. 가정폭력의 피해는 결혼이주여성이기 때문에 경험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가부장적 가정폭력에 노출되었을 때 언어가 자유롭지 않고 체류신분이 안정적이지 않으며 기존의 사회적 연결망을 모두 본국에 두고 온 결혼이주여성들이 더 열악한 환경에 처하게 될 확률이 훨씬 높은 것 역시 사실이다. 이들은 선주민과 이주민의 위계, 가족 내 가부장적 권력구조에서의 위계, 사회경제적 지위와 가용한 자원 등에서 모두 주변화 되어 있었다. 이와 같은 열악한 조건들이 모두 교차되어 있는 이들의 생태체계가 결국 이들이 이중민족사회화라는 양육행동에 대해 생각조차 해보지 못하게 되는 데에 일조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는 선행연구들에서 거의 다루어지지 않은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들 간의 이질성과 다양한 양육전략이 보여주었다는 특징이 있다. 본 연구에서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들의 다섯 가지 이중민족사회화 전략이 드러난 것은 ‘베트남 엄마’들이 놓인 개별적인 상황의 조합이 서로 다른 데에서 기인한다. 연구참여자들은 그동안 결혼이주여성이라는 이름과 출신국적만이 강조된 채 ‘베트남 엄마’라고 불리며 단일한 특성을 지닌 집단으로 여겨져 왔다. 때로는 ‘다문화 엄마’라는 더 큰 범주로 묶인 채 정책의 대상이 되어오기도 했다. 그러나 실상 이들 개인이 놓여있는 자리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축이 교차하여 이들의 정체성과 행동양식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 결과로 이들은 엄마와 아빠의 민족이 서로 다르고 본인은 이중민족이라는 특수한 민족적 지위에 놓인 자신들의 자녀를 ‘다문화가족’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 아직 만연한 한국사회에서 길러내기 위해 각자 자신이 가진 자원과 상황에 맞는 서로 다른 전략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으로서 연구참여자들이 공통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사회적 편견과 차별, 그리고 개인과 가족을 둘러싼 이질적인 환경을 조명하여 다섯 가지 이중민족사회화 유형을 제시한 본 연구는 민족사회화 논의에서 아동의 생태체계 중 하나로만 다루어졌던 어머니를 생태체계의 중심으로 끌어와 이들을 둘러싼 맥락을 살펴보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기존에 이루어진 국외 민족사회화 연구에서 부모의 민족사회화는 다면적인 속성으로 다루어지기 보다는 민족사회화가 이루어지는 것과 이루어지지 않는 것 사이에서 그 강도 혹은 빈도의 효과에 대해서만 논의되는 선형적인 모습을 띄었다(Umana-Taylor et al., 2009). 이는 민족적 소수자 가정에서 자라나는 자녀의 발달을 위해서는 아동을 둘러싼 생태체계 중 하나로써 부모의 이중민족사회화가 중요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연구들이 그동안 주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연구들이 민족사회화의 중요성을 입증하는 데에 크게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동의 발달이라는 측면에서만 민족사회화를 조명할 때에는 아동의 긍정적인 적응을 촉진하는 이중민족사회화를 실천하지 않는 부모에게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방법으로 비난의 화살이 향하기 쉽다.
이와 달리 본 연구는 위계화 된 양육조건과 민족사회화의 실천 전략의 조합을 함께 고려한 이중민족사회화의 다섯 가지 유형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유형화 작업은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들이 특정 양육 행동을 취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이중민족사회화의 실천이 맥락화 되어 있는 과정이라는 점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연구참여자들의 이중민족사회화 전략이 서로 다르게 나타나게 된 것은 가족 내에서의 위치나 사회 내에서의 위치가 서로 다르고 각자가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각자의 위치에서 겪은 서로 다른 경험은 다시 ‘베트남 엄마’라는 민족정체성에 대한 각자의 서로 다른 해석을 만들어냈다. 결과적으로 결혼이주여성들이 자녀 양육을 위해 선택한 이중민족사회화 전략에는 자신이 겪어온 한국사회에 대한 인식과 이로 인해 형성된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 본인의 민족정체성이 반영되어 있었다. 이는 한 개인의 사회적 정체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개인에게 작용하는 여러 겹의 지배체계를 이해하고 그 지배체계가 교차되는 지점을 살펴보아야 한다는 교차성 이론(Crenshaw, 1989, 1991)을 한국의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의 자녀양육 경험을 통해 실증적으로 확인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Declaration of Conflicting Interests

The authors declare no conflict of interest with respect to their authorship or the publication of this article.

Table 1.
Participants’ Social-demographic Characteristics
ID Age Partner’s age Previous job in Vietnam Educational level* Partner’s educational level Current job Partner’s job Household income Child(ren)’s sex (age)**
1 30s 40s Profession (Community college) Community college Service worker Office worker 4.5million F (Pre)
2 30s 40s Production worker (High school) High school Freelancer Production worker 4million M (Pre) / M (Pre)
3 30s 40s Production worker (High school) High school Housewife Day worker Refuse F (Lower) / F (Lower)
4 30s 50s Profession (College) High school Housewife Business 2million F (Pre)
5 20s 50s Production worker In college High school Production worker Production worker 3million M (Pre)
6 30s 50s Service worker In college High school Freelancer (divorced) 1.5million M (Lower)
7 30s 50s Production worker (Middle school) Middle school Production worker Day worker 2.5million M (Lower) / F (Pre)
8 30s 50s College student (High school) Community college Production worker Engineer 2.5million F (Pre)
9 30s 40s Salesperson (High school) High school Production worker Unemployed 4.5million M (Upper) / M (Pre)
10 30s 40s Office worker (High school) Community college Service worker Office worker 4.5million M (Pre) / F (Pre)
11 20s 50s College student (High school) High school Service worker Public official 5million+ M (Pre)
12 30s 50s Service worker (Primary school) Community college Production worker Day worker 2.5million M (Upper) / M (Pre)
13 30s 40s Production worker (Community college) High school Production worker Technician 3million M (Pre) / F (Pre)
14 40s 50s Business In college High school Translator Production worker 4million M (Upper)
15 30s 50s Production worker (High school) High school Housewife Service worker 1.5million M (Pre) / F (Pre)
16 30s 40s Production worker (High school) College Production worker Engineer 5million+ M (Upper) / F (Pre)
17 30s 40s Service worker (primary school) Unknown Service worker (Divorced) 0.75million M (Upper)
18 30s 40s Service worker (High school) College Housewife Business 2.5million M (Pre)
19 30s 50s College student (College) High school Translator Engineer 3million F (Lower) / M (Pre)
20 30s 40s Production worker (High school) High school Translator Engineer 4.5million M (Upper) / F (Pre)
21 30s 50s Production worker (High school) Unknown Production worker Business unknown M (Lower) / F (Pre)
22 30s 50s Production worker (High school) High school Production worker Engineer 4million F (Pre)

Note. *The educational level in Vietnam is in parentheses.

**In the parentheses, “Pre” means preschool, “Lower” means lower grade in primary school, and “Upper” means upper grade in primary school.

References

Bong, J.-Y., & Bae, J.-H. (2012). Mothers’ experiences of child rearing in multicultural families. Korean Journal of Early Childhood Education, 32(3), 383-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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